고장난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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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

어두운 길을 가고 있었다. 길은 아주 가파른 계단 길. 계단 옆으로는 난간도 없이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깊은 어둠. 내 앞에 한 남자가 걷고 있었고 주위는 자동차 다니는 소리마저 들리지 않을 정도로 고요했다. 이런 길은, 오밤중에 혼자 걷긴 무섭고, 모르는 사람 한 명이 있으면 더 무섭다. 계단을 내려가는데 저 앞에서 교복을 입은 여학생이 쪼그리고 앉아있었다. 이 무서운 길에 왜 저러고 있는 거지? 다가가 말을 걸어봤다.
"여기서 뭐 하는 거예요?"
"무서워서 혼자 못 가겠어요. 저 좀 데려다 주실래요?"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무서우면 빨리 가야지 왜 이러고 혼자 앉아있지?' 여학생이 나한테 거짓말을 한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지만, 내색하지 않고 알겠다고 어서 길을 가자고 했다.

몇 발짝 옮기지 않았는데, 갑자기 등 뒤에서 퍽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내 몸이 붕 떠서 계단 옆 낭떠러지로 떨어지고 있었다. 올려다 보니 그 여학생이 나를 쳐다보며 묘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너가 날 밀어 떨어뜨릴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 '난 널 떨어뜨리려고 여기서 기다리고 있던 거야.'

낭떠러지는 끝이 날 기미가 안 보였다.

그리곤 잠이 깼다. 1시쯤 되었으려나. 별로 길게 자지도 않았다. 기분이 묘했다. 좋지 않은 느낌. 답답하고, 옥죄어 오는 느낌. 아, 이 기분은 감옥에 있을 때 느꼈던 기분. 젠장.
이 꿈은 무슨 뜻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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