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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턴의 무정한 세계-우리의 시각으로 재구성한 과학사, 정인경, 돌베개, 2014
스테고
2017. 5. 6. 10:18
81~83p
서양의 근대과학은 중세사회의 낡은 질서를 뒤엎고 새롭게 등장한 지식이었다. 과학을 말할 때 앞에 붙은 두 가지 수식어, '서양'과 '근대'는 과학의 정체성을 말해준다. 과학을 모르는 역사가는 근대를 말할 수 없다고 했을 만큼 과학은 근대 시대를 연 주역이었다. (중략)
모든 혁명은 과학혁명에서 시작되었다.(중략)
과학은 자연의 수학화였다. 자연현상을 양적인 요소로 수량화하고 이 요소들을 수학적 법칙으로 표현한 것이다. 자연세계를 기계처럼 규칙적으로 움직인다고 보고 물질과 운동으로 환원시켰다. 살아 있는 동물이나 식물이 나타내는 개별적이고 질적인 요소들은 모두 삭제했다. 동물과 식물은 하나의 사물로 추상화되었고, 자연현상은 수학적 법칙에 종속되었다. 근대과학은 자연을 있는 그대로 본 것이 아니라 기계적이고 수학적인 관점에서 해석한 것이다. 다시 말해 근대과학은 17세기 유럽이라는 시대에 세계를 이해한 방식 가운데 하나였던 것이다. (중략)
근대과학은 태생적으로 과학주의를 포함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과학이 가진 보편적 특성은 유럽을 상대적 관점이 아니라 보편적 관점에서 보도록 부추겼다. 유럽인들은 과학이 유럽이라는 특수한 지역에서 발생한 역사적 산물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자신들이 보편적 진리를 발견했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