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일기

이런 기사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

스테고 2012. 12. 5. 11:28

http://cnews.mt.co.kr/mtview.php?no=2012120315050030124&type=1


내가 다녔던 회사 기사가 났다. 나는 이 회사를 두 달 전에 그만 뒀다. 이 기사를 여러 번 봤다. 한 번 봤을 때는 웃음이 났다. 두 번 봤을 때는 짜증이, 세 번 봤을 때는 분노가 치밀었다. 


"충북대 철학과 교수를 지낸 윤구병 보리출판사 대표는 회사의 주인은 직원들이라는 생각으로 하루 6시간 근로제를 도입키로 했다. 도입과정에서부터 직원의 토론과 참여를 보장하는 등 노사 간에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했다"


기사 내용이다. 회사의 주인은 직원이라고 생각한단다. 김정은도 북노선의 주인은 로동인민이라고 생각할 거다. 도입과정에서부터 직원들의 토론과 참여를 보장했다고 한다. 토론? 참여? 그런 거 어디있었지? 평직원들 가운데 단 한 명도 6시간제에 대해서 대표이사와 토론은커녕 일방적인 이야기조차 듣지 못했는데? 전체 토론이랍시고 토론 흉내내기 한 자리에선 대표이사는 변산으로 도망가서 참석도 안 하고, 이 따위 토론도 아닌 토론 우리가 할지 말지 결정하자고 이야기하는 자리는 있었는데 그걸 참여와 토론이라고 말하나?


윤구병 대표이사가 회사에 취임한 게 2009년 3월. 3,4,5월 동안 열 손가락으로 다 못 셀 정도로 많이 사람들이 회사를 그만두었다(그 빈자리 덕에 내가 들어갔던 거지) 그때 회사 인트라넷에 어느 직원이 낸 사직서에 그보다 먼저 사직서를 낸 직원이 댓글을 달았는데, 이런 내용이 있다. 


"말도 안되는 부당한 인사를 하고, 그 인사 이동도 아무 상의 없이 인트라넷에 한 줄로 통고하는 사장이 있는 회사에 다니고 싶지 않아서 내는 겁니다. 이곳에서 내 청춘을 허비하고 싶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이런 일은 2012년, 바로 지금, 이 기사가 난 이 시점에도 반복되고 있다. 

기자님아, 기사 쓰려면 제대로 알아보고 쓰셔야지요. 노동자 몇명 이야기 들으면 뭐합니까. 어차피 회사에서 소개시켜준 노동자들이 무슨 말 할지는 뻔한걸요. 


이런 기사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